제 6회 수상작 큰 노래

글 이성선

현재 레이어 창 닫기

큰 산이 큰 영혼을 기른다.

우주 속에

대붕의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설악산 나무

너는 밤마다 별 속에 떠 있다.

산정을 바라보며

몸이 바위처럼 부드럽게 열리어

동서로 드리운 구름 가지가

바람을 실었다. 굽이굽이 긴 능선

울음을 실었다.

해 지는 산 깊은 시간을 어깨에 싣고

춤 없는 춤을 추느니

말 없이 말을 하느니

아, 설악산 나무

나는 너를 본 일이 없다

전신이 거문고로 통곡하는

너의 번뇌를 들은 바 없다.

밤에 길을 떠나 우주 어느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지 본 일이 없다.

그러나 파문도 없는 밤의 허공에 홀로

절정을 노래하는

너를 보았다.

다 타고 스러진 잿빛 하늘을 딛고

거인처럼 서서 우는 너를 보았다

너는 내안에 있다

제 6회 당선자 이성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