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수상작 시계

글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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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나이 90이라고

시계가 말한다

알고 있어, 내가 대답한다

그대는 90살이 되었어

시계가 또 한 번 말한다

알고 있다니까,

내가 다시 대답한다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내가 대답한다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그러나 잠시 후

나의 대답을 수정한다

사랑과 재물과 오래 사는 일이라고


시계는 즐겁게 한 판 웃었다

그럴테지 그럴테지

그대는 속물중의 속물이니

그쯤이 정답일테지.....

시계는 쉬지 않고 저만치 가 있었다

제 29회 당선자 김남조 사진

주요 경력 및 창작활동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서 여학교를 마치고 1944년 돌아와 경성여자전문학교(이화전문)에 입학하였다.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였다. 1954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목숨》,《나무와 바람》,《김남조 시집》,《사랑의 초서》,《동행》,《너를 위하여》,《저무는 날에》등이 있다.


자유문인협회상(1958년), 오월문예상(1963년), 서울시문화상(1985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1993년), 은관문화훈장(1988년),

만해대상(2007년)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