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전다정
카메라를 켰다
동영상 버튼을 눌러 어색한 눈동자를 보았다
너는 행복하구나
배싯배싯 새어나오는 웃음을 모아
지금을 담아넣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
어떤 일도 햇살이 되어 내려앉는 순간
행복은 카메라에 담겨
울음의 거름이 되었다
너는 행복했구나
웃음소리는 귓속을 맴돌며
눈물을 그러모아 뙤약볕에 태운다
가장 슬픈 순간
어떤 일도 우박이 되어 깨지는 순간
슬픔은 눈꺼풀에 담겨
과거를 담고 감긴다
재생 버튼을 눌러 익숙한 눈동자를 본다
카메라가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