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기의 시, 사진, 그림의 각 부문 수상작을 소개하는 게시판 입니다.
참여하기에 게시된 작품들은 각 분야 전문작가들의 심사 후 당선작은 온라인상장 수여와 함께 홈페이지 메인에 게시됩니다.
바래진 노란 물결
한다송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서
적응했을 때 즈음
티브이에서 나온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배
그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남일이라며, 남일이라며
잠깐의 시선만 준 채로
학교에서 친구들과 무신경하게
재잘재잘 떠들었어
그 다음날 나와 같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웅성거리는 것을 보고
나도 똑같이 웅성거렸어
배가 완전히 가라앉고 나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노란 배를 타고
액자 너머로 간
그들을 눈물 흘리며 추모했어
난 이대로
사람들이 남긴
노란 물결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우리 주위에
흐를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달력이 넘어가고
사람들은 그때 그날에
스스로 한 거짓말을
보여주기 싫어서
겉으로만 항상
잊지 않겠다며, 잊지 않겠다며
그들을 표정 없이 추모했어
그렇게 바래진
노란 물결을 보고
난 그만
울음도, 웃음도 아닌
표정을 지었어
그리고 생각했어
나 또한 물결을
거슬렀다고, 거슬렀다고
그리고 잊어버렸다고
너도 혹시
잠깐 잊어버렸다면
항상 기억해줘
우리 주위에는
바래진 노란 물결이
흐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