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치 않은 시집 살림
농사꾼으로 사계절 내내 쉼없이
한평생 흙냄새 맡으며
고단한 마음을 일구신 엄마..
유난히도 어둑했던 시골밤
긴 한숨자락 바짝 당겨
머리에 베고 누워 잠든 모습이
어린 나의 눈엔
마치 불빛한점 없이 고요한
고랑 깊은 산같았다..
엄마의 젊은 시절
내자식 크는줄 모르고
먹고 살기 바빳던 그 시절이
이제 커가는 손주 재롱에
아련해지신단다.
가끔
굽어지지 않을만큼 불편해져
겨우 웅크린 주먹으로
고단했을 딸자식 어깨를
말없이 두드려 주시는 엄마..
나는 놀란 가슴보다
더 먹먹해진 마음을
애써 달래가며 "시원~하다"
그시절 철없던 엄마의 딸이 되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