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 김 진 웅 -
뙤약볕 쏟아지는 한여름
호박잎 주저앉고
옥수수수염 나릇 나릇
늘어진 오이
푸르 붉은 고추
더운 밭고랑 속 올림 열기로
여름 밭이 뜨겁게 익어 간다
쏴아
흩어지는 바람 속으로
방금 빗방울이 몰아쳐 내리친다
옥수수밭에, 오이밭에, 고추밭에,
소낙비가 내린다
한여름 지나가는 소낙비 속에서
숨어든 시골맛 냄새가 난다
알콩달콩 옥수수 냄새
상큼생큼 오이 냄새
매콤달콤 고추 냄새
물 감은 햇살 아래 일어선
호박잎 사이로 반짝 고개 내민
아기 호박이 보인다